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은 J.R.R. 톨킨의 원작 소설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2002년에 개봉한 이 장편 영화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사이를 이어주는 작품입니다. 숨 막히는 비주얼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 영화는 당시 호평을 받음과 동시에 크게 흥행했었습니다. 3부작 모두 훌륭하고 모두 엄청난 전투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2편에서 등장하는 전투씬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훌륭했습니다. 많은 영화들이 이 영화의 그 전투 장면을 오마주 하기도 하고 참고하기도 합니다. 톨킨의 오랜 팬에게도, 전작을 흥미롭게 봤던 새로운 팬들에게도 이 영화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분석해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세계관과 비주얼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서는 중간계를 상당히 그럴듯하게 묘사합니다. 로한의 구불구불한 평원은 삭막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습지는 정말로 만지면 빠져들 것 같은 오묘하면서도 끈적한 느낌이 들도록 구현해 내었습니다. 우뚝 솟은 아이센가드 요새는 주변의 황량하고 붉은 땅과 대비되어 위태롭지만 그 위용이 상당하도록 그려냈습니다. 피터 잭슨 감독은 톨킨이 글로 써서 표현한 것을 실제 있는 것처럼 구현해 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첨단 CG와 실제 효과를 병행하여 사용하여 이루어낸 업적입니다. 뉴질랜드의 풍경 또한 중간계를 상상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이처럼 훌륭한 비주얼을 자랑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가장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연출된 장면은 헬름 협곡 전투입니다. 이 전투 씬은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전투 씬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전투의 거대한 스케일과 뛰어난 연출이 어우러져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톨킨이 생각했던 세계관을 이처럼 뛰어나게 표현한 것은 피터 잭슨 감독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이런 시각 효과 하나만으로도 크게 평가받아야 하는 영화입니다.
캐릭터의 깊이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에서는 이전 작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조금 더 발전합니다. 그들은 여행을 함께 떠나며 성장하고 변화합니다. 아라곤은 팀을 뒤에서 서포트하던 조력자에서 지도자로 변모합니다. 로한의 왕이 사루만에게 조종당하고 있을 때 아라곤이 로한에 가서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서로 싫어하고 경계하던 요정 레골라스와 난쟁이 김리는 여행을 함께 하면서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갑니다. 서로를 비난하며 장난을 치지만 그 이면에는 서로를 향한 존중과 존경이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로한의 왕 세오덴, 세오덴 왕의 여자 조카 에오윈, 그리고 에오윈을 흠모하는 음흉한 책사 그리마가 새로 등장합니다. 그들의 역할도 이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편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하나는 골룸입니다. 앤디 서키스의 획기적인 모션 캡처 연기를 통해 골룸은 생명력을 얻었습니다. 골룸은 비극적이면서도 다면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반지를 탐하다가 이중인격자가 되어버린 호빗입니다.(지금은 이도저도 아니지만) 그는 악하고 타락한 골룸이라는 자아와 일말의 양심은 남아있는 소심한 스미아골이라는 자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혼자 대화를 나누며 무언가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는데 그 모습을 보는 관객들은 웃기면서도 장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희망과 인내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의 주제는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악에 맞서는 희망과 인내입니다. 반지는 결국 반지 원정대를 뿔뿔이 흩어지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중간계를 지켜야 한다는 강렬한 의지와 목표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로한 사람들도 절대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던 전투에서 사루만의 군대를 이깁니다. 이는 아라곤과 일행들의 도움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일어나 맞서 싸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샘와이즈 감지의 독백에서 이 주제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아무리 어둠이 창궐하는 시대라 하더라도 인간의 의지가 빛이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메시지입니다. 이러한 주제로 인해 이 영화는 판타지 모험 영화 그 이상이 됩니다.
결론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은 단순히 1편과 3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만 따로 놓고 봐도 상당히 훌륭한 걸작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헬름 협곡 전투 하나만으로도 이런 평가를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레골라스와 김리가 이 전투에 참여하여 적들을 죽이며 수를 세는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전투하는 과정, 공성전을 펼치는 과정들이 상당히 사실적이고 스케일이 상당히 커서 보는 내내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흰색의 간달프가 된 간달프가 떠돌던 로한의 병사들을 다시 이끌고 헬름 협곡으로 전진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아침 해를 배경으로 빛과 함께 쏟아지던 그들의 모습은 마치 신이 보낸 전령들 같았습니다. 실제로 이 전력으로 헬름 협곡 전투는 대 승리를 거둡니다. 이 장면도 훌륭하지만 나무 정령인 엔트들이 메리와 피핀과 함께 아이센가드 기지를 부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파괴만 당하던 자연의 일격이 눈으로 보이는 장면이라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각적으로 화려할 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는 이 영화를 놓치지 마세요.